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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77. 알고리즘에 갇힌다는 것에 대해.

by 10th Place 2024. 10. 22.

 

25세 이후로는 취향이 확고해져서, 더 이상 새로운 장르의 노래를 듣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공감하는 부분이다. Give and Take 라는 내 인생의 중심철학은 어느 정도 견고해졌고, 그에 따라 언제부턴가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만화, 음악, 책, 게임이 바뀌지 않게 되었다.

 

Futurama, 올드보이, 엑스맨 퍼스트클래스 시리즈, 아이실드21, 레드벨벳,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다이어터123, 로스트아크. 좋은 컨텐츠들은 계속해서 만들어지지만, 내가 느끼는 감동의 정도는 이 최애의 컨텐츠 시리즈들에 비할 바는 못된다. 오히려 가상세계보다 나를 둘러싼 날것의 현실이 더 재미있고, 항상 새로워지고 있다.

 

가상세계의 컨텐츠는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이며, 이 컨텐츠들을 웬만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 버렸다. 이 다음에 더 새로운 느낌을 받기 위해 현실세계로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은 오히려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행위일 것이다. 현실세계를 알면 알수록, 가상세계의 컨텐츠들 중 내가 감정적-지식적으로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되기도 한다. 이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와의 상호작용 또한 참 매력적이다.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가장 재미있게 만드는 것은 역시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에 대한 이해는 정말 끝이 없고, 70억 이상까지 가지 않더라도 내 주변 인물들을 탐구하는 것만 해도 참 재미있는 취미활동이다. 인간들은 각자 공통점을 갖고 어느 한 부류로 묶인다. 16가지 MBTI 성향에 짜맞춰 인간부류를 나눠 놓은 것이 가장 대표적인 예시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제각기 다르다. 인간이 갖고 태어난 DNA, 가정교육, 성장배경, 스스로의 의지 등에 따라서 인간은 악하거나 착하고 선하고 나빠진다. 보편적이거나 조금 괴상하기도 하다. 인간에 대한 연구를 더 하다 보면 내 최애의 인간을 찾을 수도 있을까? 사실 인간이든 다른 무언가이든, 예전의 전기가 통하듯 깜짝 좋아진다기 보다는 가랑비에 옷 젖듯이 점점 좋아지게 바뀐 것 같다. 최애의 컨텐츠는 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는 그냥 사는 것 자체가 재미있고 이 세상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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